1. 조세 귀착(tax incidence)
조세 귀착(tax incidence)이란 실질적으로 조세부담을 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조세가 부가되면 과연 누가 실질적으로 납부하게 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는 조세 부담자와 조세 납부자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조세부담이 소비자와 공급자에게 옮겨지는 것을 조세의 전가라고 합니다. 전가되어 실제로 조세를 부담하게 되는 것을 조세의 귀착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물품세를 보겠습니다. 물품세는 공급자가 상품을 판매할 때, 판매 가격에 포함하여 소비자에게 징수한 후 판매자가 국세청에 납부합니다. 물품세의 형식적인 납부자는 판매자이지만, 실질적인 부담자는 소비자입니다. 그러나 엄밀히 분석한다면, 물품세의 실질적인 부담은 재화의 특성에 따른 소비자와 공급자 수요, 공급 탄력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1) 물품세의 귀착: 수요의 탄력, 공급의 비탄력
탄력적인 수요와 비탄력적인 공급의 특징을 가진 재화에 부과한 물품세는 누가 실질적으로 부담하게 될까?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탄력성에 비추어 누구에게 물품세가 전가되어 조세 귀착이 이루어지는지 보겠습니다. 우선 수요가 탄력적이며 공급이 비탄력적인 재화는 대표적으로 사치품이 있습니다. 귀금속이나 값비싼 과일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귀금속과 값비싼 과일은 공급이 제한되어 있어서 공급곡선은 비탄력적이나,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매우 클 것입니다. 이 재화에 판매 가격에 물품세가 부과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아래의 그림을 통해 확인해 봅시다.
물품세를 부과하게 되면 판매 가격은 상승하게 됩니다. 이는 생산비용 상승과 같은 효과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공급곡선(주황색)은 공급곡선'(녹색)으로 평행 이동합니다. 공급량은 Q0에서 Q1으로 다소 감소하게 됩니다. 가격은 P0에서 P1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소비자는 가격을 P1만큼 지불하지만, 판매자는 P2만큼의 판매 수입이 발생합니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날까요? 균형점이 A에서 B로 이동한 것은 물품세 부과로 인한 것입니다. 종국에는 판매가격의 일부는 국세청에 납부해야 하는 금액이기 때문입니다. 탄력적인 수요와 비탄력적인 공급을 가진 재화에 물품세를 부과하면 생산자 부담이 소비자 부담보다 크게 나타납니다.
정리하면 수요가 탄력적이라 함은 소비자가 가격변화에 민감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물품세를 부가하면 가격이 상승해 소비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소비자는 조세부과로 인한 가격 상승에 수요를 신축적으로 대응하나, 생산자는 공급이 비탄력적으로 조세부과에 신축적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수요가 탄력적인 재화에 부과한 물품세는 소비자의 부담은 적고, 생산자가 더 많은 부담하게 됩니다.
2) 물품세 귀착: 비탄력적 수요와 탄력적 공급
비탄력적 수요와 탄력적 공급의 특성을 가지는 재화는 대표적으로 담배나 술과 같은 기호품이 해당됩니다. 예를 들어 담배 소비 억제를 위해 담배 가격이 물품세를 부과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아래의 그림을 활용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공급곡선(주황색)은 공급곡선'(녹색)으로 왼쪽으로 평행이동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은 A에서 B로 이동합니다. 판매 가격은 P0에서 P1으로 변화해, 소비자는 P1의 가격에 담배를 구매하게 됩니다. 반면 생산자의 수익은 P0에서 P2로 다소 감소하게 됩니다. 소비자의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비탄력적이므로 물품세로 인한 가격 상승을 소비자가 대부분 부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탄력적 수요와 탄력적 공급곡선을 가진 재화의 경우에 물품세를 부과하면 조세 귀착은 어떻게 나타날까? 우선 수요곡선이 비탄력적이라는 것은 소비자들이 가격 변화에 둔감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물품세 부과로 인해 판매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소비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특성을 가진 재화의 물품세는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고 생산자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2. 조세부과에서 조세전가 그리고 조세부담
그러면 한 발 나아가, 재화나 서비스에 세금을 부여한다고 해 보겠습니다.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음식점의 공급 비용이 상승했습니다. 그래서 음식점들은 어쩔 수 없이 메뉴의 가격을 올렸습니다. 어떠한 결과가 나타날까요?
공급비용이 상승하면 수요의 가격탄력성에 관계없이 공급곡선은 왼쪽으로 이동합니다. 이제 탄력적인 수요를 가진 음식점과 비탄력적인 수요를 가진 음식점에는 어떤 차이가 발생할까요?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비탄력적인 것은 기호품입니다. 소비자의 선호가 높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높은 음식점은 어떤 음식점일까?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비자의 선호가 높다는 것은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비탄력적이기에, 높아진 생산비용으로 인한 가격 상승분에 대한 부담은 소비자가 더 지게 됩니다. 반면 음식에 관한 소비자의 선호가 낮은 음식점이라면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이러한 음식점은 평소에 판매하는 음식의 소비가 그다지 잘 이루어지는 집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음식점에서 공급비용의 상승으로 음식값을 올린다면 생산자가 소비자보다 더 부담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공급 비용의 상승으로 나타나는 결과는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음식에 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음식 장사가 잘되는 음식점은 가격이 상승해도 여전히 잘 되며 또 공급비용의 상승분도 소비자들이 더 부담하게 됩니다. 반면, 장사가 잘 안 되는 음식점은 소비자의 선호도가 낮아 장사도 잘 안 되는 데 공급비용의 상승분도 생산자(가게 주인)가 더 부담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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